자료실/슬기로운 감방생활

[특집연재]슬기로운 감방 생활 과외 5

Seju Cristo 2017. 12. 14. 23:38

보통 재소자 하면 떠올리는 것은 얼룩말 줄무늬 죄수복과 족쇄가 있는데, 현대의 대한민국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것들이다. 줄무늬 죄수복은 서양에서 주로 쓰던 죄수복으로, 한국은 일제강점기부터 푸른색 단색 수의를 입었으며 미결은 갈색 옷이다. 현대에는 서양에서도 단색 계통의 죄수복을 입힌다. 족쇄는 인권문제로 사용되지 않게 된 지 오래다.


재소자의 일상은 보통 생각하는 것처럼 24시간 내내 사방(舍房)에 처박혀 있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매일매일 운동 시간이나 노동시간도 정해져 있다. 독방에 가두어 두는 금치처분을 받은 수형자에게 운동을 시켜주지 않은 것에 대하여, 헌법재판소가 위헌확인 선언을 한 적이 있다. 운동, 노동 외에도 면회나 종교행사, 특별활동, 검정고시나 직업교육 등을 받을 수 있으며, 문제수들은 상담 받겠다며 아침부터 야간까지 바깥에 나와 있기도 하다. 진정한 문제수들은 낮에 잠만 자고, 밤새도록 갖은 핑계를 대며 밖에 나와 있는다. 예를 들어 바닥에 똥을 싼 후 벽에 바르는 치매같은 행동을 하면 대부분 정신병원 특별병동으로 보내지는데 차라리 교도소 생활이 낫다고 할 정도이니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 어떤 경우든 특별 감금이 필요한 중죄인을 제외하면 각자의 스케줄대로 상당수 시간을 사방 밖에서 각종 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국가가 누명을 씌워 13년간 옥살이를 했던 황대건은 자신의 저서 《야생초 편지》에 교도소도 작은 사회인지라 두루두루 사귀어 놓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범죄 기술을 배우거나 하는 나쁜 의미가 아니라, 교도관 등과 어느 정도 친분을 쌓아두면, 그나마 감옥 안 생활이 조금은 나아진다고 한다.


감옥 안에서 죽치고 있는 시간이 중죄인일수록 길다 보니, 죄질이 가볍고 문제를 일으키는 일이 적은 재소자는 적극적으로 노동에 참여하며 혼거 수용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자기 시간이 별로 없지만, 중죄인은 그 반대로 독방에 수용되는 경우가 많고 노동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죄질과 재소자의 건강 상태 등도 노동 부과 및 수감에 있어 고려 대상이다. 그래서 재소자들 중에는 감옥 안에서 나름의 예술 활동(?)을 하는 일도 있다고 한다. 한정된 재료를 사용하여 기막힌 작품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심지어는 담배 찌꺼기를 종이에 만 담배 역시 만든다. 하지만 정기점검 때 대부분 처분된다고 한다(…). 간혹 사제 무기를 제조하기도 한다. 미국 교도소의 경우 일반화되어 있다. 


교도소에서 죄수들이 사는 방은 혼거실(混居室)과 독거실(獨居室), 즉 독방(獨房)으로 나뉜다.


혼거실은 여러 명이 사는 방으로, 과거에는 2~3평 정도에 불과한 면적에 5~6명을 집어넣어서 칼잠을 자는 등 많이 불편했다. 현재는 1인당 1평 이상의 면적은 기본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인권조례는 제정되었지만 교도소시설이 항상 포화상태인지라 잘 지켜지지 않는다. 그나마 구치소에 비해 교도소가, 교도소에서도 출역수 방이 인원이 좀 더 널널한 편이다. 하지만 이런 곳에 모여 있는 사람들의 특징 상, 재소자들끼리 심각하게 마찰을 일으키는 경우도 빈번하다. 특히 독방에 가기 위해서 일부러 사고를 치기도 한다. 청주여자교도소의 경우 혼거실이 다른 교도소보다 조금 더 넓으며, 혼거실 안에 싱크대와 냉장고가 비치되어 있다. 좀 케바케인 게 구치소의 경우 사람이 한 번에 많이 들어온다거나 하면, 그런 거 없고 그냥 다 신입방에 쑤셔 박는다. 방 배정이 안 되니까.


독거실, 즉 독방은 말 그대로 혼자 넣어두는 방이다. 대부분의 경우, 애초에 체포될 당시부터 문제가 많아서 혼거실에 넣기 곤란한 죄수이거나 혼거실에서 사고를 친 죄수를 가둔다. 과거에는 0.4평(…)의 방에 집어넣었기 때문에 눕는 건 아예 불가능했고, 잠을 잘 때도 쭈그려 앉아서 새우잠을 자야 했다. 하지만 현재는 전술한 인권조례 덕분에 독방도 다소 넓어져서, 어지간히 덩치가 커도 두 다리를 쭉 펴고 누울 수는 있다. 참고로 일반 재소자를 가두는 독방도 있으며, 이 경우는 혼거실에서 적응 못하는 사람들을 보내거나 범털들이라 부르는 거물급 재소자들을 가둔다. 어쨌든 징벌은 아니므로 대우가 좋은 편이다. 물론 교도소에서 사고 쳐서 독방에 갇힌 경우는 사는 게 보통 고역이 아니다. 특히 이런 수감자들이 징벌 목적으로 갇히는 독방은 TV도 없고 다른 죄수들과 함께 운동할 시간도 없기 때문에 그야말로 고문에 가깝다. 대부분 갇히고 나면 폐쇄공포증에 걸리게 되어 독방을 끔찍하게 여긴다. 다만 혼거실 사용자들 중 성격상 적응을 못 하거나 고립을 즐기는 성향인 경우 등은 기를 쓰고 교도관들에게 독방 배정해 달라고 사정을 하거나, 일부러 사소한 말썽을 일으키기도 한다. 대체적으로 2급 교도소의 시설이 3급 교도소보다 양호하다.


공부를 시키기도 한다. 검정고시의 경우 평일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 수업을 듣고, 밤 10시까지 공부를 한 후에 잠자리에 든다. 법무부 관계자는 “시험을 준비하면서 공부를 할수록 자신의 잘못을 객관적으로 반성하게 되고, 자제력도 높아지기 때문”에 공부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준다고 설명했다.  토익 공부를 시키기도 하는데, 살인미수로 4년형을 받은 재소자는 965점을 받기도 했다.(…) 기사 성폭력으로 수감된 뒤 2014학년도 수능에서 성균관대 의대 정시를 합격했다가 몇년 후 들통나 언론에서 몰매를 맞은 일도 있었다. 독학재수학원


검정고시보다 더 일반적인 경우는 직업 교육이다. 중기 수형자들을 중심으로 각종 기술을 무료로 가르쳐주는데, 매 분기나 매 년마다 교육생을 모집한다. 시즌이 되면 교정방송을 통해 지겨울 때까지 광고를 해댄다. 제과제빵이나 조리, 컴퓨터자격증 및 다양한 기술들을 가르친다. 수감자들의 사회복귀를 지원하는 차원이며, 시설이나 대우가 일반 수형자들보다 좋아서 인기가 많다. 다만 대부분의 경우 3D 업종 기술을 주로 가르치며 특히 용접의 비중이 매우 크다. 용접만 3가지가 있을 정도. 나머지 기술들도 노골적인 3D 업종 기술, 심지어 사회에선 퇴출된 기술이 많아서 몇몇 과목들은 실용성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특히 제과제빵이나 한식조리 같은 좋은 기술들의 지원 경쟁률은 20:1을 넘는 수준이라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 게다가 교육 도중 문제를 일으키면 즉각 퇴소+ 징벌인데, 교육생들의 출신이 출신인만큼 심할 경우 교육이 끝날때 교육이수생이 1/5밖에 안 남는 경우도 있다.


디시인사이드의 대장인 김유식이 김유식 에세이 갤러리에 쓴 글에 교도소 생활이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디시인사이드의 주식 갤러리에 구치소 생활을 해 본 사람이 자신의 생활을 만화로 그렸는데 리얼리티가 극 사실에, 꿀잼에다가 교훈, 감동까지 주는 명작이다. 너무 꿀잼이라서 교도소 한 번 더 다녀오라는 댓글도 있다. 그린 이는 사실 재판만 받고 집유받고 나왔기 때문에, 교도소는 가본 적 없으며, 나오는 곳 역시 교도소가 아닌 구치소이나, 만화를 연재하던 중간에 이에 대해 지적을 받은 뒤, "사람들이 구치소, 교도소, 유치장 등을 구분 못하는 경우가 많아 일부러 익숙한 단어로 퉁쳤다"고 밝혔다. 죄는 지으면 안 된다는 것과 한순간 참지 못해 저지른 사소한 잘못으로 지은이가 집유를 받는 전과자가 된 것으로 볼 때, 법치국가 대한민국에서 빽이 없는 사람이 사적 보복을 시도하거나 울분을 참지 못하고 흉기를 꺼내들면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다만 김유식의 에세이나 교도소 일기의 경우, 구치소 초짜티가 꽤 많이 나는 편이다. 막 수감된 사람들이 겪는 충격과 공포, 교도소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얼마나 이상한 생활방식이 고집되는지를 보여주는 자료 정도로 생각하자. 실제 형이 확정되서 교도소로 이감되고 본인이 교도소 생활에 적응할 경우, 방의 분위기나 문화는 묘사된 것보다 훨씬 합리적이며 시설도 더 좋다. 그러나 위의 자료들에선 크게 묘사되지 않았던 고통, 갇혀있다는 사실 자체가 주는 고통은 형기와 비례해서 커진다. 대부분의 중장기 수형자들은 열악한 환경과 이상한 분위기보다 이쪽을 더 끔찍한 고통이라고 여긴다. 범죄, 특히 중범죄는 본인을 위해서라도 절대 저지르지 말자. 실제로 수감생활 1년 동안 10년이 지난만큼 늙는 경우가 허다하다.


출처: http://www.jdarmy.or.kr/